어머니는 말하셨습니다. 좋은 옷을 사서 길게 입어라 하고요.소싯적 패셔니스타였던 엄마는 아가씨때 입은 옷을 제가 고대로 물려 받을 정도로 눈썰미가 좋으십니다.허나, 엄마의 하나뿐인 딸랑구는 아빠를 빼닮아 옷엔 전혀 취미가 없습니다.옷이 늘어지고 찢어지고 정말 걸레로써 합격증을 받을때까지 한 우물만 파듯 한 옷만 파더랍니다.엄마는 딸을 낳으면 딸이랑 예쁜 옷 입고 카페도 가고 공주놀이도 하고 싶으셨는지 저만 보면 제발 옷 좀 예쁘게 입고 다녀라 하시더니, 나중에는 자기 소원이 있다면 제가 옷을 예쁘게 입는거라 합디다.올 초가을 셀리앤리옹을 알게 되었습니다.이상하게 이서님께 끌렸습니다. 인플루엔ㅈ.. 아니 인플루언서 분들의 거짓됨과 부풀림에 정이 가지 않아 지인만 팔로우를 하고 있었는데 끌리듯 이서님을 팔로우 했습니다.스토리를 보는데 이분.. 대단히 옷을 사랑합니다. 무작정 좋은 얘기만 부풀려서 아름답고 화려하게 꾸며 홍보하는게 아니라 친근하고 솔직하게 다가오더군요.그래서 하이라이트에 있는 후기를 정주행했습니다. 와플 스웻셔츠 너가 뭔데 그렇게 찬양을 받나, 온라인 쇼핑몰은 원단이 거기서 거기 아닌가..? 반신반의 하며 주문을 넣었습니다.배송 받은 날, 그 스웻셔츠 입고 잤습니다…그 뽀용한 원단.. 어디서 구하셨습니까? 어릴때 입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옷들이 몇 벌 있었습니다. 그 향수에 취해 편안해지더니 그대로 잠에 들었습니다. 절대 외출용 옷을 입고 잘 수 있는 스타일이 아닌데 말입니다.가을 컬렉션을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특히 캐시미어 니트. 민트색 니트를 보자마자 내가 저 옷을 입으면 우리엄마가 참 좋아하겠다 생각이 들더군요.오픈이 되자마자 와플 스웻셔츠와 캐시미어 니트를 담았고 부디 추석 연휴 전에 배송이 되어라 간절히 바랐습니다.이번에 본가 갈때 입어야 했으니까요.본가가 있는 지역의 기차역에 도착해서 엄마께 전화를 걸었습니다.보통 엄마가 내리기 전부터 전화를 하시는데 왜 안하시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요.연결음이 몇번 들리지 않았는데 엄마가 바로 받습니다.목소리가 떨립니다.엄마가 사랑하는 둘째이모가 먼 길을 떠나셨다고 합디다.그래서 엄마는 절에 가고 있는 중이라고요.오래 투병을 하신 이모는 미국에 계셔서 바로 뵐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저랑 동생과 아빠는 그날 선산에 다같이 모여 일을 하기러 되어 있어서 그쪽에 갔다가 엄마에게로 갔습니다. 엄마가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더라구요. 해가 저물어갈때가 되어서야 표정이 하나도, 힘도 하나도 없는 엄마를 마주했습니다.울엄마 .. 저 보더니 환하게 웃습니다.우리딸 옷이 너무 예쁘네~ 예쁜 옷 입으니까 엄마 기분이 그래도 괜찮아진다~ 연휴 전에 시켜서 받은 캐시미어 민트색 니트를 입고 있었습니다.엄마가 그럽디다. 내일 이모를 위한 초를 올리러 갈때도 그걸 입자고.그날 하루종일 산에서 일하고 내려와서 땀에 절여져 있던 니트였지만 바로 벗어서 내일을 위해 털고 펴서 베란다에 고이 두었습니다.감사합니다 이서님.예쁘고 질 좋은 옷을 만들어주셔서.그리고 진심으로 또 성의껏 홍보해주셔서.엄마가 매우 좋아하셨습니다.아마 이모도 좋아하시지 않았을까요?사실 저는 뭘 입어도 우리 둘째 이모에겐 최애 조카이긴 했습니다. 유일한 여자 조카였거든요.다시 제 삶의 터전으로 내려가는 중입니다.엄마가 왜 그 니트 안입고 가? 하더라구요.아껴 입으려고~! 했습니다.저희 엄마는 웜톤이라 다른 색으로 캐시미어 니트 하나 사드릴까 합니다.감사합니다.